기후 위기의 심각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탈탄소화에 나서면서
수익을 증대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기후 문제 해결에 선도적으로 나선 기업들은 탈탄소화를 통해
매출의 7% 이상, 즉 연평균 2억 달러의 순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 변화 대응이 단순한 사회적 책임을 넘어, 기업의 재정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3년은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지만, 기업들의 탈탄소화 속도는 여전히
느린 상황이다. BCG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지난 한 해 동안
기후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진전을 거의 이루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조사 결과,
기업의 9%만이 직접 배출(Scope 1), 간접 배출(Scope 2), 기타 간접 배출(Scope
3)의 양을 포괄적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세 가지 배출량에 대한 감축 목표를 설정한
기업은 16%에 불과하다.
선두 기업들의 성과
한편, 긍정적인 결과도 조사됐다. 브라질, 인도, 중국 기업들은 포괄적인 배출량
보고 및 감축 목표 설정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효율성 개선,
폐기물 감소, 재생 에너지 사용 등을 통해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통해
탈탄소화의 이점을 실현하고 있다. BCG의 조사에 따르면, 탈탄소화를 통해 유의미한
재정적 이익을 창출한 기업은 25%에 달하며, 이는 주로 운영 비용 절감에서
비롯되었다.
조사에 응답한 기업의 절반 이상은 순 비용 절감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10~40%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국적 소비재 기업인 레킷(Reckitt)은 제품
혁신을 통해 이를 실현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레킷의 지속가능성 그룹 총괄
책임자 데이비드 크로프트는 “지속 가능한 제품 혁신 프로세스를 통해 대규모
탈탄소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 행동의 중요성
BCG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후 행동을 통해 이익을 얻은 기업들은 기본적 및
고도화된 기후 행동에서 모두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기본적
기후 행동은 기업의 탈탄소화 여정의 첫 단계이며, 기업들은 이러한 활동을
극대화함으로써 탈탄소화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유의미한 가치를 확보할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세 가지 배출량을 포괄적으로 측정하는 기업들은 탈탄소화를 통해
유의미한 이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1.6배 더 높으며, 각 배출량을 모두 보고하는
기업들은 1.5배 더 높다. 목표 설정을 통해 각 배출량별 검증된 목표를 설정하는
기업들은 이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1.9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기업들이 기본적인 기후 행동을 넘어 고도화된 행동을 통해 배출량 감축 및 잠재적
보상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AI의 역할과 기업의 전략
AI를 활용하여 배출량을 감축하는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탈탄소화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4.5배 더 높다. AI 도구의 자동화 기능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기업들은 배출량 감축과 가치 창출과 같은 전략적
과제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글로벌 종합 식품 회사는 AI를 활용하여
배출량 측정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공급업체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탄소 배출량의 98%가 기타 간접 배출(Scope 3)에 해당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활용하여 11만 5천 개 이상의 제품을 개별 배출 계수와 매칭시켜 배출량
측정 프로세스를 자동화했다.
제품 단위 배출량을 산출하는 기업들은 탈탄소화를 통해 유의미한 이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4배 더 높다. 제품 단위 배출량 산출은 제품의 전체 생애 주기에 걸친
기후 영향력을 정량화하기 위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친환경 표시 및 다양한 탈탄소화 개선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향료 및 활성 성분 공급업체인 심라이즈(Symrise)는 자사 제품
3만 5천 개 중 상당수에 대해 제품 탄소 발자국(Product Carbon Footprint, 이하
PCF)을 계산하고 있다. 심라이즈는 이 도전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기준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지속 가능성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
기후 전환 계획의 필요성
기후 전환 계획을 채택한 기업들은 탈탄소화를 통해 유의미한 이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2.9배 더 높으며, 1.5도 목표에 맞춰 배출량을 감축할 가능성도 3.3배 더
높다. 이러한 기후 전환 계획은 기업이 배출량 감축 이니셔티브를 통해 기후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명확히 제시하며, 측정, 보고, 목표 달성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 성공적인 전환 계획을 가진 기업은 탈탄소화에 대한 노력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이익까지 극대화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업의 노력
BCG의 조사 결과는 기업들이 탈탄소화를 통해 단순한 환경적 책임을 넘어서 재정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후 문제 해결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지금, 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탈탄소화와 함께 수익 증대를 동시에
이루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이러한 기업들은 측정, 보고 등의 기본적인
활동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며, 보다 고도화된 행동을 통해 효율성을 개선하고 규제
준수를 지원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결국,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재정적 성과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 위기 속에서
기업의 탈탄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길이 열리고 있다.